영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안젤리나 졸리, 소방대원으로 변신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실제 산불 구현, 생생함 ↑

[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지키려는 자와 파괴하려는 자, 과연 누가 더 간절할까. '시카리오', '12 솔져스'의 테일러 쉐리던 감독이 화염 속 안젤리나 졸리의 생존을 위한 질주를 담는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거대한 불길 속, 죽이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공수소방대원 '한나'는 화재 현장의 트라우마로 일부러 위험한 행동을 자처하다 화재 감시탑에 홀로 유폐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한나'는 피투성이의 소년 코너'를 만나게 된다. 이 둘은 거대 범죄의 증거를 가지고 있는 '코너'의 목숨을 노리는 무지바한 살인자들과 모든 것을 먹어 치우려는 거대한 불길에 맞서 진실과 생명을 지켜내려 한다.

엘리트 소방관이지만, 화재 진압의 실패와 트라우마로 괴로워하는 '한나' 이야기와 목숨을 위협받지만, 영문조차 알 수 없는 소년 '코너'의 이야기는 숲을 홀로 헤치는 '코너'를 발견한 '한나'와의 만남으로 첫 접점을 이루며 시작된다. 갈 길조차 모르고 무작정 달리는 소년과 그런 소년을 그냥 둘 수 없는 한나는 코너에게 다가간다. "아줌마를 믿어도 돼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이라는 제목처럼 코너를 쫓는 패트릭과 잭은 거대 범죄의 증거를 지닌 코너의 아버지를 죽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완벽한 증거 인멸을 위해 코너를 쫓는다. 한나의 도움을 받게 된 코너는 울창한 숲을 헤치며 도망친다. 그들을 쫓아오는 패트릭과 잭 못지않게 위협적인 거대한 불길이 그들의 앞을 막고 있는다.

영화 속 산불은 전문 기술자들과 안전과 관련된 회의를 거쳐 사막에 약 300에이커 범위의 숲을 조성한 후, 불을 질러 실제 산불을 재현해냈다. 또한 거대한 불길을 연출하기 위해 나무숲을 두 배로 넓히고 진짜 나무를 110그루나 심은 후 프로판가스 배관을 연결해 가스를 내뿜게 하고, 금속 그루터기를 만들어 불길이 더 높게 치솟을 수 있도록 만드는 등 위압적이며 모든 것을 지배하는 생생한 불길을 재연하기 위해 온전히 CG에 기대는 것이 아닌, 실제적 표현으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테일러 쉐리던 감독이 그린 산불은 인간과 끊을 수 없는 자연과의 유대감 속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필연적 존재로 느끼게 했다. 이처럼 영화 속 숲은 영화의 또 다른 중요한 캐릭터로서 잔잔함부터 격렬한 분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의 감정을 보여준다. 특히 거대 불길과 같은 자연의 법칙에 인간이 굴복하게 될 때, 즉 우리가 우리 자신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규칙이 필연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지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매력을 느끼게 한다.

산불은 영화의 상징이자, 또 하나의 캐릭터 같기도 하다. 추격전이 클라이맥스로 향해가는 동안 온 세상을 집어먹을 것처럼 더 거세게 타오르며 존재감을 드높인다. CG 이상의 리얼함을 자랑하는 산불 장면에도 비밀이 있다. 실제로 사막에 36만여 평의 숲을 조성하고, 가감 없이 태운 순간을 카메라에 담은 제작진의 노고가 영화의 생생함에 일조했다.

한편, 맹렬한 산불 속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 액션신은 엄청난 쾌감이 느끼게 한다. 패트릭과 잭의 무자비한 총격신은 자비란 없는 감정 없는 암살자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한다. 나아가 배우들의 연기는 기대대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각 캐릭터들이 특정한 관점을 갖고 있어 이유 없이 나쁜 짓을 하는 것이 아닌, 각자의 감정과 서사가 담겨져 있는 그들의 액션은 스크린을 통해 그대로 전해진다.
안젤리나 졸리는 체력적으로 완전하지만, 나약한 정신의 인물을 완벽한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또한 패트릭 역의 니콜라스 홀트와 잭 역의 에이단 길렌은 냉혈한 살인마 연기를 뛰어나게 표현했다.


뛰어난 성인 배우들 사이에서 코너 역의 아역배우 핀 리틀은 눈에 띄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했다는 트라우마 속에서 오직 생존을 위해 달리는 한 소년의 강인함과 슬픔이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블록버스터급 스케일과 서사에 비해 갑작스러운 결말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게 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마지막은 어떻게 될까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는데, 허무하리만큼 산불 진화와 함께 모든 상황은 종료된다. 러닝타임 99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