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감독, 감각적 미장셴으로 3대 영화제 석권
장이머우 '붉은 수수밭', 천 카이거 '패왕별희' 등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비판과 6세대의 출연

[월드투데이 최도식 기자] 세계 영화계를 휩쓸었던 중국 5세대 거장들의 작품과 이들에 대한 반작용으로 탄생한 6세대 감독들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중국영화는 1980년대 말에 주목을 받으며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영화제, 칸영화제, 베를린영화제를 휩쓸었다. 흔히 '중국 5세대 영화감독'으로 불리는 이들은 베이징영화대학 78학번 동기들로 중국의 격변하는 근대사를 원색이 강조한 미장센으로 표현했다. 대표적인 감독으로 장이머우, 천카이거, 톈좡좡, 창 시오밍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감독은 단연 장이머우일 것이다. 장이머우는 1987년작 <붉은 수수밭>을 통해 중국 근대사의 아픔을 만방에 알렸다. 중일전쟁과 문화대혁명기를 거치는 동안 한 여성이 겪게 되는 인생사를 그린 작품이다. 질곡의 근대사는 붉은색이 강조된 석양을 통해 시각화되고 있다.

장이머우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제 38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후에도 <붉은 수수밭>의 주인공 공리와 함께 <귀주이야기>, <인생> 등 비슷한 주제의 영화를 만들어내며 제 49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제 47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차례로 수상한다.
세계적인 영화제를 휩쓸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이머우 감독은 이후 상업영화계로 진출한다. 최초의 할리우드 작품인 <그레이트 월>에 이어 올해 4월에 발표한 신작 <클리프 워커스> 역시 중국과 미국에서 동시 상영했다.
5세대 감독들의 영화가 유럽 영화계는 물론이고 미국 상업영화계까지 주목했던 이유는 이들 작품이 오리엔탈리즘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중국의 역사와 전통을 마치 서구인들에게 전시하듯, 상품화시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즐겨 사용한 감각적인 미장센은 아시아인들이 겪은 비극을 소비적 상품으로 전락시키는 포장지 기능을 했다.
실상 영화 속 주인공들이 겪는 비극의 근원은 서구 제국주의에 있음에도 이들의 영화는 그 원인을 비판하거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불편함을 자아내는 대신에 관람객들이 미적쾌감을 느끼도록 현살을 왜곡·과장하고 있다. 그 결과 서구의 감상자들은 아시아의 비극을 실제 사건이자 반성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고 그저 허구의 이야기이자 구경거리로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인들의 시선을 대변하는 세계 3대 영화제는 이미 1950년대부터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들을 통해 오리엔탈리즘적 취향을 드러냈다. 구로사와 감독의 1951년작 <라쇼몽>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후 <7인의 사무라이>, <요짐보> 등 약 30년 간 사무라이 시대극들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이 영화들은 약간의 주제적인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서구인들의 관심을 자극하는 사무라이 갑옷들로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1980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작 <카게무샤> 이후 80년대 중반부터 중국 오리엔탈 영화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이 이어진 것 역시 앞선 자포니즘적 취향의 연장선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베이징북경학교에서는 앞선 5세대 감독들에 대한 반발로 중국인들의 삶을 과장없이 사실적으로 담아낸 신세대 감독들이 대거 출현한다. 이들은 1990년대 이후 중국영화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감독들로 장위엔, 지아장커, 로우예 등이 있다.

지아장커 감독의 대표작 <스틸라이프>는 남편을 찾아나선 아내의 여정을 그리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동시대 중국의 모습과 중국인들의 삶을 다큐에 가깝게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사실적인 연출을 통해 관객들에게 중국사회의 문제점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