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최초 7대륙 최고봉 완등, 히말라야 8천m급 14좌 등정
조난 지점 800~900m 아래에서 위성 전화 신호 포착

[사진=김홍빈 대장(오른쪽), AP/연합뉴스]
[사진=김홍빈 대장(오른쪽), AP/연합뉴스]

[월드투데이 배수민 기자] 히말라야산맥 8천m급 14좌 중 마지막 브로드피크 정상을 밟고 하산하던 중 실종된 김홍빈 대장의 위성 전화 신호가 중국 영토 내에서 잡혔다. 

22일 수색 당국은 파키스탄군이 K2(8천611m) 남동쪽 9㎞ 지점에서 김 대장이 갖고 있던 위성 전화의 신호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 대장이 실종된 브로드피크는 중국과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 걸쳐있으며 K2와는 8㎞가량 떨어져 있다. 

김홍빈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시간) 브로드피크 정상을 등정하고 하산하던 중 해발 7천 900m 부근에서 크레바스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다음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되었으나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던 중 다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과정에서 중국 쪽 절벽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지 기상 상태 악화로 구조는 어려움을 겪었다. 서상표 주파키스탄 대사는 "김 대장이 고산에서 실종된 상황이라 헬기 수색이 매우 중요한데 현지 날씨가 좋지 않아 구조 헬기가 아직 뜨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추락 지점 좌표 추정치를 확보했고 사고 지점을 잘 아는 현지인도 있는 상태인데 헬기가 뜨지 못해 안타깝다”며 "기상 상황이 나아져 구조 헬기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지난 19일 오전 10시 37분(현지시간) 김 대장의 위성 전화 위치의 세부 위도와 경도가 파악됐지만, 위성 전화 근처에 김 대장이 함께 있는지 여부는 파악되지 못한 상태다.

수색 당국 관계자는 "김 대장에게 전화 연락은 되지 않고 있다. 김 대장이 추정 위치에 있는지, 전화만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위성전화가 있는 곳은 해발 7천m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장의 조난 지점이 해발 7천800∼7천900m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위성 전화가 800∼900m 아래로 떨어진 셈이다.

수색 당국은 위성 전화 신호가 포착된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일 계획이다. 하지만 추락 추정 지점이 경사 80도의 직벽에 가까운 빙벽이라 수색과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김홍빈 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KARRAR HAIDRI/연합뉴스]
[사진=김홍빈 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KARRAR HAIDRI/연합뉴스]

한편 김홍빈 대장은 1964년 10월 17일 출생으로 1989년 네팔 에베레스트 원정 이후 계속해서 등정을 이어왔다.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천 194m) 단독 등반 도중 동상으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으나 등반을 멈추지 않았다. 불굴의 의지와 투혼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장애인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을 완등했다. 

김 대장은 장애인 스키 선수로도 활약했다. 2000년 동계 전국체전 알파인 회전 스키 장애인부 2위에 입상했으며, 국가대표로서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과 2005년 오스트리아 티롤 IPC 유러피언컵 대회 등 9회의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지난 2019년 7월 세계 제11위 봉인 가셔브룸Ⅰ(8천 68m·파키스탄) 정상에 오르면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가운데 13개 봉 등정을 완료했다. 그리고 이번에 마지막 브로드피크 정상을 밟으며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등정에 성공했다.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SNS에 김홍빈 대장의 실종 소식이 “참으로 황망하다”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갖고, 간절한 마음으로 김 대장의 구조와 무사 귀환 소식을 국민들과 함께 기다리겠다”는 글을 남겼다.

현재 외교부는 김 대장을 찾기 위해 파키스탄과 중국 당국에 수색 헬기 등 구조대 파견을 요청한 상황이다. 광주시 사고수습 대책위원회는 구조 활동과 현지 지원을 위해 외교부와 협의해 오는 26일 현지로 산악인 3명을 파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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