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AI가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하는 GAN
GAN을 활용하여 다양한 기술과 시스템 개발
진짜 같은 가짜를 만들어내 부작용 우려도

[월드투데이 이예찬 기자] 지난 2014년 구글 브레인에서 머신러닝을 연구했던 이안 굿펠로우(Ian Goodfellow)가 발표한 GAN에 관한 논문은 인공지능(AI) 분야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이란?

GAN은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의 줄임말로 우리나라에서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으로 불리고 있다. 이안 굿펠로우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다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되어 졸업 후 몬트리올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머신러닝에 대해 깊이 배우게 된다.

그러던 와중 이안 굿펠로우는 '어떻게 하면 컴퓨터가 스스로 이미지를 만들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기존에 쓰이던 복잡한 통계적 분석 기법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한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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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디어는 바로 두 개의 신경망을 서로 경쟁시키면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이다. 가짜 이미지를 만드는 생성자와 이미지의 진위를 판별하려는 식별자가 서로 경쟁을 반복하면서 가짜 이미지의 정밀도가 높아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면 컴퓨터는 스스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이안 굿펠로우는 생성자를 위조지폐범에, 감별자를 경찰에 비유했다. 위조지폐범은 경찰을 속이기 위해 계속 더 정교한 위조지폐를 만들어내고 경찰은 위조지폐를 계속 감별하여 결국 위조지폐범은 경찰도 감별하기 힘든 위조지폐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안 굿펠로우가 고안한 이 방법은 기존의 문제와 정답을 알려주던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의 한계를 넘어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는 비지도학습(Unsupervised Learning)의 시대를 열었다. 많은 AI 전문가들은 미래의 인공지능은 비지도 학습이 이끌어갈 것이며 그 중심에는 GAN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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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GAN에도 한계점이 존재했다. 첫째는 기존 GAN만으로는 훈련 성능이 그다지 좋지 않으며, 둘째는 사용된 생성자의 결과물 형태가 어떠한 연유와 과정을 통해 나왔는지 알 수 없고, 셋째는 새롭게 만들어진 데이터가 얼마나 정확한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GAN은 생성자와 분류자가 대결하며 학습하는 구도인 만큼 학습이 불안정하다. 생성자와 분류자가 서로 균형 있게 훈련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두 모델 간 실력차가 발생하는 경우 훈련이 한쪽에 치우쳐 궁극적으로 성능이 제약된다.

GAN의 활용 분야

최근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훈련 성능을 높이는 GAN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이 영상 합성에 GAN을 이용해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가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페이스북에서는 'Real-Eye-Opener'를 개발하였다. 이 기술은 찍는 순간 실수로 눈을 감은 사진에 가짜 눈을 생성하여 눈을 뜨고 있는 사진으로 만들어주는 기술로, GAN을 활용해 얼굴에 눈을 합성해 주는 기술이다.

GAN은 영상 합성뿐만 아니라 음성 합성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IBM은 특정 인물의 목소리, 말투, 화법 등을 학습시켜 실제 사람의 음성을 만들어내는 연구를 하고 있다. 텍스트 생성 분야에서도 활용되는데 AI에게 이미지를 보고 시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연구도 진행되었다.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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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학습과 비지도학습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지난 10월 구글 딥마인드는 GAN을 활용하여 최첨단 AI 강수량 예측 시스템인 '나우캐스팅(Nowcasting)'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레이더 영상 정보로 학습시킨 나우캐스팅은 2시간 내 비가 올지 여부도 예측 가능하다. 이런 기상 변화 감지는 우박, 태풍, 폭우, 번개 등 심각한 대류 위험 상황 시 경고 시스템을 발생시키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딥마인드 수석 연구원 샤키르 모하메드(Shakir Mohamed)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AI를 통한 강력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라며 "예측 데이터가 쌓이면 날씨를 분별하거나 예측 결과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더 적게 들 것"이라고 말했다.

GAN의 위험성

GAN이 진짜 같은 가짜를 생성해 준다는 점에서 높은 활용성이 기대되지만 악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다. 실제와 구별되지 않는 거짓이 현실을 압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GAN을 활용한 '딥페이크' 포르노 영상들이 유통되면서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의 얼굴을 포르노 영상에 합성한 영상들이 GAN을 바탕으로 정교해지면서 디지털 성범죄가 무분별하게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이미지, 영상 합성 등으로 인한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가짜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파괴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딥페이크 기술.사진=연합뉴스]
[딥페이크 기술.사진=연합뉴스]

영상 합성뿐만 아니라 가짜 뉴스 문제도 심각하다. 가짜 뉴스 역시 인간 역사와 함께해 온 문제지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 가짜 뉴스의 생산 속도와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이전과 다른 사회적 파급력을 갖게 됐다. 텍스트보다 신뢰성 있는 이미지, 음성, 영상들이 실제와 가깝게 만들어져 조작될 경우 가짜 뉴스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처럼 AI 기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IT기업들은 AI 윤리 규범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7년 1월 테슬라 최고경영장(CEO) 일론 머스크와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허사비스 등이 모여서 '아실로마 AI 원칙'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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