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화 시리즈부터 스케이트 보드 전용 덩크 SB까지
멈추지 않는 나이키 덩크의 협업
![[사진=나이키 덩크, 나이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9/405119_208535_1420.jpg)
[월드투데이 김현정 기자] 나이키 농구화 시리즈에서 시작한 '덩크'가 스트릿 문화를 넘어 일반 패션시장까지 제패했다.
나이키(Nike)의 수많은 스니커 중 '덩크 시리즈'가 지난해부터 다시 큰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 단연 최고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TV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많은 댄서들이 덩크를 신은 모습이 그 인기를 입증한다.
◆ 나이키 덩크 역사의 서막
내년이면 20주년을 맞이하는 나이키 덩크는 본래 나이키 농구화 시리즈 중 하나로 출발했다. 조던 시리즈의 보급형 농구화로 제작된 덩크는 80년대 큰 인기를 끌던 미국 대학 농구리그인 NCAA를 겨냥했다.
1985년 나이키가 농구로 유명한 대학교와 함께 '나이키 컬리지 컬러(Nike Collage Color)'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만들어진 덩크는 처음에 '컬리지 컬러 하이(Collage Color High)'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당시 캠페인의 슬로건이었던 'Be True to Your School'이 덩크의 첫 시리즈 타이틀이다.
이 프로젝트로 나이키는 UNLV, 애리조나 조지타운 대학교 등 총 12개 대학교 농구팀 유니폼 컬러를 적용한 농구화, 의류, 가방 등을 선보였다. 학교마다 각기 다른 색깔을 입힌 점은 덩크의 가장 큰 특징이 됐다. 특히 흰색 등 단조로운 단색으로 한정됐던 80년대 운동화 시장에 덩크 특유의 화려한 색상 조합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조던 시리즈의 신기술을 생략했음에도 내구성이 우수하고 착화감이 편안하다는 평이 이어졌다. 또한 덩크의 혁신적인 색깔과 디자인은 그 자체로 스트릿 문화의 자유와 반항 정신을 대변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나이키 'be true to your school', Nike]](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9/405119_208543_1543.jpg)
◆ 에어 조던 VS 덩크
나이키의 대표 시리즈 '에어 조던'과 덩크는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닮아있다. 그 이유는 쌍둥이 형제로 불리는 두 모델이 같은 해, 같은 디자이너 피터 무어(Peter Moore)에 의해 탄생했기 때문이다.
1983년 에어 포스 1이 성공을 거둔 나이키는 2년 뒤 에어 조던과 조던의 보급형 농구화 덩크를 만들었다. 에어 조던은 세계적인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조던 브랜드의 농구화다. 조던 시리즈는 당시 NBA 규정에 위배되는 색상으로 제작돼 실제로 마이클 조던이 벌금을 감수하면서 후원하여 주목을 끌었다.
마이클 조던을 위해 제작된 에어 조던 1과 달리 덩크는 대학생을 타겟으로 판매했기 때문에 가격 절감이 필요했다. 이에 조던 시리즈의 신발 제조 기술이었던 에어솔이 생략될 수 밖에 없었다.
![[사진=The Nike Dunk SB: A Visual History, Nike]](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9/405119_208545_1839.jpg)
◆ 의외의 곳에서 얻은 인기, 스케이트보더의 열광
초창기 덩크는 발목을 안정적으로 지탱해야 하는 농구화에 초점을 맞춰 하이톱 모델로만 출시됐다. 그러나 덩크는 나이키도 예상치 못한 젋은 스케이트보더들을 매료시켰다.
낮은 미드솔과 안정적인 쿠셔닝, 뛰어난 마찰력을 가진 덩크는 스케이터들에게 최고의 장점으로 다가갔다. 보더들의 열광으로 덩크는 거리를 점령하기 시작해 2000년대 초반 스트릿 문화와 함께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이에 2002년 3월 나이키는 덩크의 스케이트보더 라인을 따로 만들기에 이르렀다.
◆ 덩크 SB의 탄생
덩크가 보더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나이키는 프로 보더들을 영입해 스케이트에 최적화된 덩크로 재설계했다. 이렇게 덩크는 두꺼운 혀와 줌에어 백 패드로 보강한 스케이트보드 전용 운동화로 재탄생했다.
2002년부터 나이키는 SB 라인으로 스케이트보드 전용 운동화 덩크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해 본격적으로 로우톱 모델들도 출시했다. SB 덩크 라인업이 출시된 이후 리차드 멀더, 지노 이아추니, 리스 포브스, 대니 수파 등 유명 스케이터들을 내세워 광고했다.
이때부터 덩크 SB 시리즈는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덩크는 농구, 스케이트보드 등 스포츠를 위한 신발에서 일반인들도 사랑하는 패션화가 된 것이다.
![[사진=슈프림과 협업한 나이키 덩크 SB, Nike]](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9/405119_208550_4321.jpg)
◆ 멈추지 않는 다양한 협업을 선보이는 '덩크'
나이키 덩크는 브랜드, 디자이너, 유명한 패션 셀럽들과 협업을 통한 다양한 모델을 선보여 덩크만의 매력과 가치를 올리고 이와 함께 리셀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초창기 협업 모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덩크 하이 '우탱 클랜'으로, 아이오와 대학교의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은 '골든 로드' 컬러웨이로 출시되면서 인기를 얻었다. 이후 2000년대 초반, 덩크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협업 파트너로는 대니 수파, 다이아몬드 서플라이, 주욕, 스투시 등이 있다.
2002년 9월, 인기의 정점을 찍었던 슈프림과의 협업 덩크가 출시된다. 5백 켤레 한정 수량으로 제작된 '화이트 시멘트'와 '블랙 시멘트' 모델은 에어 조던 3에 적용한 엘리펀트 가죽 레이어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레드 컬러와 뱀피, 별 모양 패턴이 새겨진 덩크 하이 프로 SB '슈프림' 모델은 최저 2만 달러에 거래된 바가 있는 만큼 높은 소장가치를 자랑한다.
2017년에는 한국계 미국인 요리사, 데이비드 장의 미슐랭 투스타 식당 모모푸쿠와의 콜라보한 나이키 SB 덩크 하이가 출시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 이 밖에도 다채로운 협업 덩크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세븐일레븐, 그레이트풀 데드, 캑터스 플랜트 플리 마켓 등과의 다양한 협업 SB 덩크가 발매됐다.
다채로운 컬러감 외에 농구화의 기능적인 부분에서 밀려 덩크의 인기가 하향곡선을 그릴 때쯤 스케이터의 사랑을 받으며 나이키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패션 시장을 장악한 나이키 덩크 SB, 그 인기의 비결에는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나이키의 노력이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