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부군 처형 항의와 여성 인권 촉구 호소
[월드투데이 박소은 기자]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탈레반의 위협에도 시위를 벌였다.
톨로뉴스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은 지난 28일 아프가니스탄 여성 30여 명이 카불 시내의 한 모스크 인근에서 '정의' 등의 구호를 외치며 수백m를 행진하다가 탈레반 대원에 의해 제지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국제인권단체의 탈레반 집권 후 전 정부군 100여 명이 처형되거나 실종됐다는 보고와 관련해 탈레반을 비난하기 위함이다.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전 정부군 장교가 체포된 뒤 고문당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탈레반의 전 정부군 처형 보고를 본 여성들은 "탈레반은 학살을 멈추라"고 외쳤다. 시위에 참석한 나예라 코아히스타니는 "우리는 자유, 정의, 인권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탈레반이 전 육군 장교인 라하마툴라 카데리를 고문한다고 주장하는 영상, 사진=트위터 AbdulhaqOmeri 캡처]](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2/406934_213786_4531.png)
시위 참석자들은 여성에 대한 규제가 계속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탈레반 정부는 지난 11월에는 여성의 TV 드라마 출연과 해외 드라마 방영 금지 등의 방송 지침을 공개하고 지난 26일에는 여성의 외출과 여행에 대해 "가까운 친척 남성과 동행하지 않은 채 72㎞ 이상을 여행하려는 여성은 차에 태워주면 안 된다"라며 이동을 제한했다.
아프간의 내각에는 여성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고 여성의 취업에도 제한이 가해지고 있다. 탈레반은 남녀 분리 교육 등을 이유로 하며 여학생에 대한 교육도 완전히 정상화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시위 참석자인 자흐라는 "우리에게는 교육과 취업에 대한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사회의 절반이며 역시 인간"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위하고 있는 여성들, 사진=EPA/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2/406934_213787_5058.jpg)
앞서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5년간 통치하다 무너졌다. 그 후 2020년 미군이 철수하며 탈레반이 8월 중순 재집권하게 됐다. 정권을 장악 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여러 유화 조치를 발표했지만, 상당 부분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는 탈레반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테러리즘 근절 등의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며 외교 관계 수립을 검토하려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