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인권탄압 비판, 연이은 보이콧 선언
사태 함구하는 IOC 수뇌부 비판, 사퇴 목소리도
[월드투데이 이하경 기자]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를 이유로 세계 각국의 보이콧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서방연합의 올림픽 보이콧

이번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의 도화선은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의 성폭행 폭로 소식이었다. 그 대상이 중국 공산단 고위간부였다는 점에서 큰 논란이 되며, 세계여자테니스협회가 앞으로 중국에서 대회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동안 중국 내에서 문제가 된 신장·위구르 무슬림 탄압, 홍콩 민주화운동에 대한 강압 등 인권 탄압과 관련된 문제를 비판하며 나섰다.
이어 지난해 12월 8일 미국 정부가 중국의 인권탄압을 문제 삼으며 보이콧을 천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의 언론 브리핑을 통해 "중국의 지속적인 종족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기타 인권 유린을 감안해 어떤 외교적, 공식적 대표단도 베이징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중국을 비판했다.
외교적 보이콧이란 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되 정부나 정치권 고위급 인사로 꾸려진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아 주최국에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동맹국인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일본 등도 동참을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8일 존슨 영국 총리는 의회에서 올림픽 보이콧과 관련된 질문에 "선수들과 관련된 보이콧은 반대하지만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사실상 외교적 보이콧은 있을 것"이라며 "어떤 장관들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최근 중국과 핵잠수함 확보 문제, 석탄 수출 문제 등 여러 분야에서 갈등하다 보이콧 결정을 하였다.
덴마크 정부 역시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내달 열리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공식 외교사절단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예페 코포드 덴마크 외무부 장관은 이날 "우리 덴마크가 중국 내 인권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중국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역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선수는 보내되 정부 대표단은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유와 인권이 중국에서도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장 위구르와 티베트에서의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았다는 취지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듯 직접 '외교적 보이콧'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네덜란드 정부도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이번 결정이 미국과 같은 정치적 이유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인더스 이게만 스웨덴 체육부 장관은 네덜란드 뉴스통신사 TT와의 인터뷰에서 "외교적 보이콧은 아니"라며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으로 중국과의 미팅을 갖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169_214516_5029.jpg)
각국의 불참 선언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인권 침해 사실을 부인하면서 보이콧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반발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신장에서 100만 명의 위구르족과 이슬람교 소수민족을 수용소에 임의로 감금, 강제노동을 시킨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IOC 수뇌부사퇴하라" 목소리
이 가운데 중국의 인권탄압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토마스 바흐 국제 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 독일 지부장은 지난 3일 "그들은 사퇴하고 인권의식이 있는 새로운 세대에 자리를 넘겨줘야 한다"며 IOC의 미적지근한 대응에 유감을 표현했다.
미국 정부 역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비판하고 나섰다.
올림픽 전문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스는 지난 13일(한국 시간) 미국 정부가 IOC 유니폼에 사요된 면화가 신장위구르지역 강제노역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는 직접적인 증거를 내달라고 토마스 바스 IOC 위원장에게 직접 요청했다고 전했다.
미국 의회 산하 행정당국 중국위원회(CECC)가 바흐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IOC가 유니폼 계약을 맺은 안타 스포츠와 헝위안샹 그룹이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안타 스포츠는 중국 푸젠성에 본사를 둔 스포츠 장비 다국적 기업으로 지난 2019년부터 IOC 공식 유니폼 스폰서로 지정됐다. CECC는 "안타 스포츠와 헝위안샹 그룹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생산한 면화를 계속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IOC 직원이나 관계자들이 이런 옷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CECC역시 IOC 측에 보낸 서한은 증거를 내달라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강제노역으로 만들어진 유니폼을 입지 말라는 경고를 한 것으로 비춰진다.
한편 인권단체들은 현제 100만 명이 넘는 위구르인들이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다며 중국 정부를 향해 인권 탄압을 중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와 분리주의를 근절하기 위한 훈련센터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169_214520_1814.jpg)
한편,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문대통령은 '올림픽 보이콧'에 대해 "한국 정부는 (보이콧)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경제적 측면에 있어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던 바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베이징에 직접 가는 대신 김부겸 국무총리 또는 황희 문화체욱관광부 장관 등으로 대표단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