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미국-서방 간 진척없는 협상
협상 참여에는 묵묵부답, 무기 요청에는 즉답
국내에서는 전 대통령이 말썽

[월드투데이 김수민 기자] 러시아군이 북쪽까지 치고 들어온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협상에서 배제됐다. 

[사진=젤렌스키 우크라이나 현 대통령, EPA/연합뉴스]
[사진=젤렌스키 우크라이나 현 대통령,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나도 좀 끼워주세요

◆ 협상에 배제된 우크라이나

지난해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10만 명가량의 군사력을 배치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전쟁 위기'에 빠졌다. 

침공 가능성을 제기한 미국과 러시아는 이달 들어 연쇄 회담을 이어오고 있지만, 정작 전쟁 위협을 받고 있는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협상에서 배제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 주요국과 러시아, 미국 등에 회담을 요청했으나 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사진=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 진척 없는 협상, 손발도 안 맞나

러시아는 서방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가입 금지, 나토의 러시아 인근 국가에 병력 및 무기 배치 금지 등을 약속하는 보증하는 문서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미국 등은 이를 거부하며, 강력한 대응책을 논의 중이나 최근 제재안 중 하나인 국제금융망 퇴출에 대해 의견이 나뉘고 있다.

독일 측은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 서방이 주도하는 기존 체계를 벗어난 새로운 결제망이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검토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EU 외교관 일부와 미국은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미국 측은 모든 선택지는 논의 대상이라며 못 박았다.

[사진=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합동 군사 훈련, 로이터/연합뉴스]
[사진=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합동 군사 훈련, 로이터/연합뉴스]

◆ 북동으로 둘러싼 러시아

양측 모두 의견을 굽히지 않고 첨예한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쪽까지 군 병력을 집결했다.

지난 17일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내달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규모와 시기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이미 지난달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북쪽과 동쪽 국경 모두에서 러시아군과 마주하게 되면서 수비해야 할 전선이 총 1천 126km로 늘어났다. 

◆ 협상은 NO, 무기는 YES?

진전 없는 협상 속 고립된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회담 요청과는 달리 무기 지원 요청에는 답을 받을 수 있었다.

영국은 경량 대전차 방어 무기 시스템 공급은 물론 짧은 기간 무기 훈련도 함께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캐나다도 소규모 특수부대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지지자들 앞 연설하는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연합뉴스]
[사진=지지자들 앞 연설하는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연합뉴스]

전 대통령의 외침 "현 대통령 젤렌스키는 배신자"

우크라이나는 국외 상황만 복잡한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반역 혐의로 수사 받던 중 자국을 떠나 유럽에 머물던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이 귀국했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 세력들이 5500만 달러 규모의 석탄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돈바스 지역은 2014년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 세력 사이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현재 포로셴코 전 대통령의 재산은 동결된 상태이며, 반역 혐의 확성 시 최고 징역 15년형을 받게 된다.

[사진=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지지자들, AFP/연합뉴스]
[사진=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지지자들, AFP/연합뉴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반역 혐의와 관련해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방역 실패 책임을 모면하려는 젤렌스키 현 대통령의 정치적 쇼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이 아닌 우리와 싸우려고 하는 배신자'라고 비난하며 혼란에 빠진 우크라 정부를 돕고자 돌아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항에는 '우리는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억압을 중단하라'라고 쓰인 현수막과 함께 포로셴코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이 모여들기도 했다.

국내외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언제쯤 회담에 직접 참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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