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나다 진원 규모 6.6 강진, 23일 오전 1시 8분 발생
일본 지진조사연구회 난카이 해곡 진도 7이상 지진 발생 확률 80%

[월드투데이 이하경 기자] 심야에 강진이 발생하며 일본 열도가 긴장에 휩싸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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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 시간) 오전 1시 8분께 일본 규슈에서 미야기 현 동쪽 바다인 휴가나다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6.6의 강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진원의 깊이가 45km로 파악되며 지진의 규모는 6.6이라고 발표했다. 이 지진으로 진앙에서 가까운 미야자키와 오이타현에서는 최대 진도 5강이 관측됐다.

진도 5강은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으로 무언가를 붙잡지 않고는 사람이 걷기 힘든 수준의 강한 흔들림에 해당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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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진으로 미야자키현과 오이타현 등에서 여러 명의 부상자가 나왔으며 노후 건물이 붕괴하는 등의 피해가 보고됐다. 수도관 파열과 정전 사태도 발생했다. 다행히 지진에 따른 쓰나미가 일어나지 않아 관련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지진 이후 같은 날 오전 9시까지 유감 지진으로 분류되는 진도 1 이상의 흔들림이 22차례 관측되었다. 

한국 기상청은 '일본 기상청 JMA 분석 결과'를 전하며 "부산, 경남, 울산 지역 등에서 진도 3의 지진동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도 3은 '실내, 특히 고층에 있는 사람들은 현저히 지진을 느끼며 정지한 차가 약한 흔들리는 정도'를 뜻한다. 

이날 지진으로 부산과 울산을 비롯해 경남 김해, 양산, 창원 등의 지역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시민들의 글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다. 광주, 전라남도 목포, 나주 등에서도 지진동을 느꼈다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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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에 닥친 지진이 장래의 대형 지진이 예상되는 '난카이 해곡' 일대를 진앙으로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간감이 커지고 있다.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일본에서 난카이 해곡 대지진과 후지산 분화는 미래에 닥칠 우려가 큰 최대 재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 13일 일본 지진조사연구회에서는 난카이 해곡의 진도 7 이상의 지진 발생 확률이 10년 내 30%, 30년 내에 약 70~80%, 50내 발생 확률은 90%라고 발표한 바 있다. 난카이 해곡은 태평양판, 필리핀해판, 유라시아판, 북미판 등 4개의 지각판이 접하는 경계에 위치한 해곡이다. 

잇따른 지진 발생으로 일본 내에서는 '후지산 분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진=후지산, 연합뉴스]
[사진=후지산, 연합뉴스]

지난 12월 3일 오전 6시 37께 야마나시현 동부 후지고코를 진원하로 하는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같은날 오전 9시 23분 께 가이스도이도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관측됐다. 이후 12일에는 일본 수도권인 이바라키현 남부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에서 마지막 후지산 분화는 1707년 12월 16일이었다. 

무사시노가쿠인대학 시마무라 히데키 특임교수는 "후지산에 이변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교수는 지난 3일 지진에 대해서도 "후지산의 마그마 유동에 따라 일어난 지진이라면, 분화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1200년에 걸쳐 11차례 분화한 후지산이 1070년 이후 300여년 간 마그마의 에너지를 쌓고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오랜 기간의 휴지기는 확률적으로 분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야마나시·시즈오카·가나가와 등 후지산을 둘렀나 3개 광역자치단체(현)로 구성된 '후지산 화산 방재대책 협의회'가 발표한 후지산 분화에 따른 피해 지도를 보면, 후지산이 최대 규모로 분화할 경우 용암류가 27개 기초자치단체를 덮치는 등 대규모 피해를 안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새벽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진앙 지역을 중심으로 앞으로 1주일 간 최대 진도 5강 정도의 지진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거대 지진 발생 예측 시나리오와 이번 지진간 관련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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