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제네바 회담 별다른 성과 없었다
美 러시아 달러 결제

[월드투데이 이하경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기감이 식을 줄 모른다. 

미국-러시아 제네바 회담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지난 21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만남이 있었지만, 양측의 입장차만 재확인 한 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다만 양측이 대화를 이어가기로 하며 당분간 우크라이나에서 어느 일방이 군사적 행동에 들어갈 최악의 상황은 모면하게 되었다. 회담에서 문서로 된 안전보장을 제공하라는 러시아의 요구와 우크라이나 접경 배치 군대를 철수하고 긴장을 완화하라는 미국의 주장이 팽팽이 맞섰다.

1시간 30분 간 이어진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으며, 미국이 다음주 중 러시아의 제안에 대한 생각과 우려를 담은 서면 답변을 주기로 하며 회담은 막을 내렸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회담 후 단독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주요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우려와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분명한 여정 중"이라고 평가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별도의 회견에서 "미국이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문서로 된 답을 다음주에 주기로 했다"며 "회담이 건설적이고 유익했다"고 평했다.

미국- 러시아 갈등 심화, 금융 재재 카드까지

[사진= 나토 
[사진= 나토 연합국 국기, 연합뉴스]

앞서, 지난 19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 은행이 달러를 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초강력 금융 재재도 포함될 것임을 경고했다. 

같은 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과 회담을 진행했다.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단계적으로 증가시켜왔고,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러시아가 공격적 의도를 관철하거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할 경우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군대를 이동시킬 어떠한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양측이 결정을 미루며 대화의 시간은 벌었지만,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군사적 압박 심화 

[사진=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연합뉴스]
[사진=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연합뉴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인 NATO(나토) 국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고 나섰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유럽의 발트 3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대전차, 대공 미사일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동유럽은 물론 서방 국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인근 지역에 전력을 증강 배치하고, 잇달아 대규모 지상군과 해군의 군사훈련 계획을 발표하며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에도 병력을 집결시키며 내달 중순 대규모 연합훈련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2월에 러시아 해군 모든 함대의 책임 구역에서 일련의 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해 함대, 발트 함대, 흑해 함대, 태평양 함대 등 4개 함대와 카스피해 소함대 등으로 구성된 러시아 해군이 한꺼번에 훈련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러시아가 대규모 무력시위를 예고하자 미국은 러시아가 냉전을 되살리고 있다고 비난하며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바이드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말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안보팀과 우크라이나 해법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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