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반도체칩법 도입으로 10년내 공급량 4배 확대한다
美 반도체 지원법안 최종 확정 코 앞...반도체 업체 긍정적 영향
![[사진=블룸버그 통신 발행 사진 캡처]](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2/407566_215710_296.jpg)
[월드투데이 유효미 기자] 미국에 이어 유럽도 반도체 자립에 나섰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이 불거진 후 미국이 반도체 자립을 선언한 이래 유럽 또한 반도체 확보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은 오는 2030년까지 430억유로(약 59조원)을 투입해 유럽에서 반도체 공급을 4배 늘릴 계획이다. EU 집행위는 '유럽 반도체칩법' 도입으로 현재 9%인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오는 2030년까지 20%로 두 배 남짓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EU 집행위는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하고 미국과 아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사진=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2/407566_215705_2613.jpg)
미국에 이어 유럽도 전략적인 '반도체 확보 경쟁' 돌입
미국뿐 아니라 유럽도 전략적인 반도체 확보에 나선 이유는 코로나19로 반도체 공급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차량과 스마트폰 등의 주요 공산품 생산에 차질에 빚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국가는 한국과 대만 등의 동북아 국가들이기에, 유럽연합 회원국들도 반도체 생산 공장과 기업들을 역내에 유치할 전망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반도체 칩은 국제 기술 경쟁의 중심에 있다”며 “이 같은 목표는 "향후 반도체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우리 노력이 네 배 더 확대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또한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반도체 없이는 디지털 전환도, 기술분야의 지도력을 발휘할 수도, 녹색 전환도 없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EU 집행위는 국가별로 반도체 연구 및 설계, 시험 능력을 서로 연결하고 EU와 개별 회원국의 투자 규모 조율에 관여한다. 세계적인 반도체 경쟁 속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520억 달러(62조4천억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육성 투자 계획 승인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EU 회원국과 EU 의회의 승인을 거쳐 이번 제안이 적용되면 기존 유럽연합의 예산에 회원국의 공공보조금 규정 완화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보태 소요 자금을 충당하게 된다. EU 관계자는 "이번 EU 반도체칩법을 통해 미국의 투자 규모와 맞먹는 투자 계획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삼성전자]](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2/407566_215709_2834.jpg)
반도체 제조기업을 지원하는 '미국경쟁법안'...하원 통과했다
EU 집행위의 반도체칩법에 앞서 미국 내 반도체 제조기업을 지원하는 '미국경쟁법안(America COMPETES Act)'이 최근 미 하원을 통과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시설 확충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이 통과시킨 미국경쟁법안 다만 대만의 TSMC와 미국의 인텔 역시 공동으로 지원 수혜를 누리게 되면서 미국 본토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투자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에는 2022 회계연도(21년 10월~22년 9월)부터 5년간 미국 내 반도체 관련 보조금 등으로 520억달러(약 62조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390억달러(약 46조원)가량이 신규 제조시설에 대한 보조금 지급 명목으로 사용된다.
하원에서 가결된 법안은 지난해 상원을 통과한 '미국혁신경쟁법안'과 병합 심사될 방침이다. 이 두 법안은 단일 법안으로 만들어진 후 상하원 표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절차를 거치면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사진=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주지사 트위터 제공]](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2/407566_215708_2716.jpg)
미국의 보조금, 삼성전자 수혜 기대해도 될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에서 최첨단 반도체공장 건설을 위해 움직이는 한국 삼성전자,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에 관련 보조금이 나눠질 전망"이라며 "중국이나 대만에서 공장을 세우는 것보다 20~50%가량 높은 비용을 보조금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대규모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무려 20조원을 투입하는 이번 생산 라인은 오는 2024년 하반기에 가동될 예정이다.
미국의 법안에 대해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구체적인 내용은 지속되는 협상을 해봐야 알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자체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 7월 세계 3대 신용평가기업 피치는 '미국혁신경쟁법'이 통과됐던 시점에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3개 기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