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실적 서프라이즈
테마파크 부문의 매출 개선
원작 훼손에 대한 우려와 심화되고 있는 OTT 시장 내 경쟁

[월드투데이 김현준 기자] 월트 디즈니의 주가가 2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디즈니플러스(디즈니+)의 호실적과 테마파크 부문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한 영향이다.

[사진=디즈니플러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사진=디즈니플러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지난 9일(현지 시각) 월트디즈니가 2021년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218억 2천만 달러(한화 약 26조 901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209억 1천만 달러)를 약 4% 상회한 수치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주당순이익 역시 1.06달러로, 전문가들의 예상치(63센트)를 웃돌았다.


예상을 웃돈 디즈니플러스의 실적

[사진=디즈니플러스 공식 SNS]
[사진=디즈니플러스 공식 SNS]

이러한 호실적을 기록한 데는 디즈니플러스의 실적 서프라이즈가 큰 영향을 준 모습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4분기 디즈니플러스의 총 가입자 수는 1억  2천980만 명으로, 4분기에 총 1천180만 명의 신규 가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들의 분기 가입자 증가 예상치 817만 명을 크게 웃돈 수치이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의 신규 가입자가 2분기에 1분기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을 전망했다.

실제로 밥 차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까지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가 2억 3천만~2억 6천만 명에 이를 것이라 밝히는 등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사진= 넷플릭스]
[사진= 넷플릭스]

이와 같은 디즈니플러스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은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넷플릭스와 대비되며 더욱 부각 받는 모습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20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 수 예상치를 약 250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년 동기 신규 가입자 수(390만 명)와 시장의 올 1분기 신규 가입자 수 전망치(590만 명)를 크게 하회한 수치이다.

예상을 크게 밑돈 실적 발표와 함께 넷플릭스는 20%에 가까운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다가오는 리오프닝과 테마파크 부문의 매출 개선

[사진=디즈니의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 연합뉴스/Xinhua]
[사진=디즈니의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 연합뉴스/Xinhua]

월트 디즈니의 호실적에는 테마파크 부문의 매출 신장 또한 크게 기여한 모습이다.

지난 4분기 디즈니의 테마파크 부문 매출액은 72억 3천만 달러(약 8조 6천449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테마파크 부문의 영업이익 역시 24억 5천만 달러(약 2조 9천294억 원)로 집계됐다. 디즈니는 테마파크 부문에서 전년 동기 약 1억 1천900만 달러(약 1천42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디즈니는 디즈니 파크 관람객 증가 및 고급 호텔, 크루즈 이용객 증가를 영업이익 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디즈니 파크 총 티켓 매출액의 약 20%를 차지했던 해외 관람객향 실적이 개선된다면 매출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ESPN과 ABC 방송 등이 포함된 TV 부문의 영업이익은 제작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13%가량 감소한 15억 달러(약 1조 7천935억 원)로 나타났다. 또한 콘텐츠 판매 부문의 경우 극장 영업 부진의 여파로 약 44% 감소한 8억 800만 달러(약 1조 5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우려할 점은?

원작 훼손에 대한 우려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월트 디즈니의 주가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려점 또한 존재한다.

[사진=할리 베일리 공식 SNS]
[사진=할리 베일리 공식 SNS]

우선 첫 번째는 원작 훼손에 대한 우려이다. 디즈니는 '인어공주' 실사 영화의 주인공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한 데 이어, '백설공주' 실사 영화의 백설공주 역을 라틴계 미국인 레이첼 지글러에게 맡기는 등 잇단 캐스팅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디즈니의 행보에 대한 네티즌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전 세계 영화계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디즈니가 인종·성별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한편, 디즈니가 지나치게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PC)의 개념에 얽매여 작품의 성격을 고려하지 못한 캐스팅으로 원작을 훼손하고 있다는 평가 역시 대두되고 있다.

다양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디즈니는 계속해서 뚝심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앞으로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심화되고 있는 OTT 시장 내 경쟁

[사진=HBO 맥스, 프라임 비디오]
[사진=HBO 맥스, 프라임 비디오]

치열해지고 있는 OTT 시장 내 경쟁 역시 경계해야 할 요소이다.

코로나19 이후 OTT 시장이 성장을 거듭함에 따라, 확대되는 시장의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에 170억 달러(약 20조 원) 이상을 쏟을 계획임을 밝힌 바 있으며, HBO MAX, 아마존, 애플TV 등 시장 내 경쟁자들 역시 콘텐츠 개발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디즈니, 워너미디어 등 미국 상위 8개 미디어 기업의 2022년도 콘텐츠 투자 비용은 총 1,150억 달러(약 13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긍정적 전망과 다양한 우려점이 산재하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가 계속해서 긍정적인 업황을 이어갈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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