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O "지구 온난화 상한선 기준, 5년 내 무너질 확률 48%"
포집된 탄소 블루 수소, 생물 전환, 항공유 등으로 활용
환경단체, 석유화학기업들이 CCUS를 면죄부로 사용할 우려

증기와 오염 물질들을 굴뚝으로 배출하는 발전소 [사진=REUTERS/연합뉴스]
증기와 오염 물질들을 굴뚝으로 배출하는 발전소 [사진=REUTERS/연합뉴스]

[월드투데이 임희호 기자] 미래세대를 위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있는 전 세계가 탄소포집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가 환경을 생각하는 기술로 전환할 시기. 그야말로 전환기를 맞았다.

예상보다 더 빠른 기온 상승 그리고 넷 제로(Net Zero)

전세계에서 측정된 온도변화를 줄무늬로 표현한 그래픽 [사진=Ed Hawkins/ ShowYourStripes]
전세계에서 측정된 온도변화를 줄무늬로 표현한 그래픽 [사진=Ed Hawkins/ ShowYourStripes]

지난 5월 UN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향후 5년 중 적어도 1년은 지구 연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평균 섭씨 1.5도 이상 높을 확률이 48%"라고 발표했다.

2026년 이내에 지구 연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빙하의 해빙으로 해수면이 매년 4mm씩 상승하면서 전 세계 여러 해안 도시들이 지도에서 삭제될 것이다.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2050년까지 베트남 남부 전역, 수도인 방콕을 포함한 태국의 10%가 수몰될 것이며, 토양의 염화로 황폐해진 해안 경작지와 이상기후는 전 세계 국가들의 식량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런 기후 변화로 인한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선 2050년까지 '넷 제로(탄소중립)' 즉, 온실가스의 순 배출을 '제로(0)'에 가깝게 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대기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양만큼, 이를 다시 대기로부터 흡수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제사회는 법적 구속력 있는 넷 제로 배출 목표를 수립함으로써 지구 온난화를 막는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이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국가는 스웨덴으로, 지난 2017년 6월부터 오는 2045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이 목표를 위해 내달리고 있다.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수립한 국가로는 영국, 프랑스, 덴마크, 뉴질랜드, 헝가리, 일본, 한국이 포함되며 중국은 넷제로 달성 시한을 2060년까지로 잡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2021년 3월 광범위한 환경 법안을 도입하며 2050년까지 넷 제로 달성 목표를 공식 천명했다.

CCUS(탄소 포집 활용 저장)와 DAC(직접 공기 탄소 포집)

CSS 모형 [사진=British Department of Energy and Climate Change, flickr]
CSS 모형 [사진=British Department of Energy and Climate Change, flickr]

CCUS(Carbon Capture & Utilization & Storage)는 산업 공정에서 발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하거나 저장하는 기술이다.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목표 선언과 함께 탄소중립의 핵심 기술로 소개되고 있다.

기존의 CCS의 경우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한 뒤 온실가스를 지하 저층에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기술이였다. 하지만 CCU 기술은 고부가적 가치가 있게 이산화탄소를 다시 활용하는 기술로 신재생에너지와 연계 및 활용, 친환경 자원순환 측면 등에서 잠재력이 높은 수단이다.

CCUS의 과정은 총 3가지로 배출, 포집, 저장·활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발전·산업공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포집하고 향후 저장·활용하는 방식이다.

활용 방안으로는 블루 수소와 생물 전환이 있다. 블루 수소의 경우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를 이용해 생산한 수소이며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다. 생물 전환은 이산화탄소를 생물학적으로 이용하여 미세조류를 바이오매스로 전환해 연료·소재화할 수 있다.

Climeworks' Mammoth DAC plant 렌더링 이미지[사진=REUTERS, 연합뉴스]
Climeworks' Mammoth DAC plant 렌더링 이미지[사진=REUTERS, 연합뉴스]

DAC(Direct Air Capture)는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여 농축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만들어진 농축 이산화탄소는 영구 저장할 수 있어 장거리 운송·중공업 분야의 탄소배출을 조정할 수 있다.

또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합성 항공유, 건축자재, 음료 등 탄소공급원이 필요한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IEA는 지난 4월 2050 Net Zero를 위해서 직접 공기 포집 설비 확대가 필요함을 밝혔다.

DAC 기술이 2030년에는 약 8500만 톤 이상, 2050년에는 약 9억 8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1만 톤 수준인 DAC 플랜트의 대규모 확장을 강조했다.

DAC 공장은 캐나다, 유럽, 미국에서 소규모로 18개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간 최대 천 톤의 대규모 DAC 공장이 처음 개발 중이며 2020년대 중반부터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슬란드에 위치한 DAC 플랜트 [사진=AFP통신/ 연합뉴스]
아이슬란드에 위치한 DAC 플랜트 [사진=AFP통신/ 연합뉴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CCUS를 지구온난화 효과를 줄이는 핵심 기술로 여기고 있으며 대형 석유업체들도 CCUS 사업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2050년 CCUS 시장 규모가 6조 5천 달러(약 8천22조원)로 예상되는 원유·천연가스 시장의 6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시장에서 CCUS의 도입과 상용화를 위해서 경제성 확보가 제일 중요한 이슈라고 말한다. 딜로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은 1톤당 600~1,000달러(USD)가 소요된다고 한다.

비록 포집 비용을 줄이더라도 포집 설비 설치에도 큰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포집과 설비 설치에 대한 비용 절감과 경제성 확보가 필요하다.

한편 CCUS에 대하여 모두가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환경단체들은 CCUS는 탄소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기업들을 위한 면죄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글로벌 위드니스(global witness)라는 국제환경단체는 지난 해 전 세계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CCS 설비는 26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CCS 옹호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CCS 설비들이 연간 포집하는 탄소의 양은 39Mt인데, 이는 매년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0.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포집된 81%의 탄소들은 EOR(Enhanced Oil Recovery) 공정을 거쳐서 더 많은 원유를 추출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CCS의 본질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사용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CCUS는 완벽하게 상용화된 기술은 아니지만, 현재 과학자와 전문가들은 필수 불가결한 해결책으로써 CCUS를 제안하고 있다. 기술개발을 통해 원가를 낮춰야 하며 인프라 확대 등 여러 과제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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