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징악부 '도덕경찰' 활동 본격적으로 시작한 듯
탈레반, 자살폭탄부대 정규군 편성 의사 발표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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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이하경 기자]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과거 집권 당시의 여성탄압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여성 히잡 착용 압박 포스터 부착

지난 8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슬람 질서 구축을 위한 전담 기관인 권선징악부는 최근 카불의 카페와 상점 등에도 이런 조처를 했다.  

포스터에는 부르카로 얼굴을 가린 여성의 이미지와 함께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무슬림 여성은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는 글이 적혔다. 부르카는 눈 부위만 망사로 뚫린 채 얼굴 등 온몸을 가리는 이슬람 복장이다.

사데크 아키프 무하자르 권선징악부 대변인은 포스터 내용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여성이 처벌받거나 맞는 것은 아니라며 "이것은 단지 모슬림 여성이 샤리아를 따르게 하기 위한 독려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여성들은 상당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선징악부는 탈레반의 과거 통치기였던 1996년부터 2001년도에 '도덕 경찰'로 활동하며 샤리아로 엄격하게 사회 통제를 했었다. 당시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이는 공개 처형도 허용됐었다. 여성에 대한 외출과 취업, 교육 등에도 제한이 가해졌다. 

앞서 탈레반은 8월 재집권 이후 여성의 권리를 확대하고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도 내각에 여성을 한 명도 포함하지 않는 등 여성에 대한 억압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지난달 하순에는 여성의 외출과 여행에 대한 제한 조치를 도입했으며 앞선 11월 하순에는 여성의 TV 드라마 출연과 해외 드라마 방영 금지 등을 담은 방송 지침을 공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중고등학교 여학생에 대한 정상적인 교육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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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폭탄 부대' 정규군 편성, 여성도 포함

탈레반은 '자살폭탄 부대'를 정규군으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정상국가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무장단체 수준을 못 벗어난 시대착오적 행태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아리아나뉴스 등 아프간 언론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현지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장차 정규군에 '순교 대원'으로 구성된 부대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탈레반이 말하는 '순교'라는 것은 사실상 폭탄을 두른 채 적진에 뛰어드는 '자폭 공격'을 가리킨다. 탈레반은 과거 수십 년간 외국군과 민간인 등을 대상으로 잔혹한 자폭 테러를 벌였으며, 이렇게 목숨을 잃은 대원에 대해 '순교했다'고 표현해왔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 부대는 특수 작전에 동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특수 작전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북동부 바다크샨주의 부지사 물라 니사르 아흐마드 아흐마디는 지난해 10월 "특수 자폭부대가 아프간국경에 배치될 것"이라며 이 부대는 중국, 타지키스탄과 접한 북부에서 국경 수호의 임무를 맡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또한 필요에 따라 여성들도 군대에 징집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해외 일부 매체는 '순교 부대'에 여성 대원도 포함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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