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수호자 알렉산드르 넵스키
군사강국 스웨덴과의 북방전쟁
인천을 방문한 러시아 대통령 푸틴

[월드투데이 최도식 기자] 러시아 제 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원래 군사적 목적으로 조성됐다.
러시아 최대의 항구도시이자 과거 제국의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표트르 1세 때 조성된 군사도시이다. 원래 네바강 유역은 늪지대였으나 스웨덴과의 북방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군사점 거점으로서 셀계된 계획도시이다. 이 때문에 오래 전부터 자생적으로 발전한 모스크바와 달리 도시가 정방형의 도로들로 구획되어있다.
이 도시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도로는 '넵스키 대로'다. 지명의 유래는 이 지역의 수호자인 알렉산드르 넵스키의 이름을 딴 것이다. 넵스키는 1240년 소수의 정예군을 이끌고 네바강을 칩입한 스웨덴군을 물리쳤으며 2년 뒤에는 독일 튜튼 기사단까지 막아냈다. 현재까지도 러시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위인으로 손꼽힌다.

넵스키의 무공을 기리기 위해 군사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중심 대로의 이름을 넵스키대로로 명명했다. 이 도로의 끝은 구 해군성 건물로 이어진다. 해군성은 이 도시의 심장이자 존재 이유 그 자체다. 러시아 근대화의 아버지이자 계몽군주인 표트르 1세는 1703년 스웨덴과의 북방전쟁의 거점 기지로서 이 지역을 새로운 수도로 결정하고 도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스웨덴은 구스타브 아돌프 2세 이래로 막강한 국력을 보유한 강대국이었으며 표트르는 나르바에서 칼 12세가 이끄는 스웨덴군에 대패하는 등 고전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1704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아드미랄티 조선소를 건설하며 해군력 증대에 힘썼고 결국 스웨덴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러시아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구 해군성 건물은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관광자원으로 남아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놀랍게도 인천광장이 있다. 두 도시의 인연은 1904년 러일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은 6척의 전함과 4척의 어뢰정을 이끌고 제물포에 정박 중이던 러시아 전함 바랴크함과 코리에츠함을 기습 공격했다. 러시아 해군은 압도적인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항전했으며, 항복 대신 전함 자폭을 택해 일본군에게 전리품조차 남겨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후 이들의 희생은 러시아 해군 정신의 상징으로 남게 된다.
그런데 당시 바랴크함이 사용하던 깃발을 인천광역시가 보관하고 있었고, 지난 2010년 러시아에 임대하며 두 도시가 결연을 맺게 됐다. 이듬해 인천시가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조성했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하며 더욱 깊은 인연을 쌓게 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역시 이에 대한 화답으로 인천 광장을 조성하며 인천시에 화답했다.
이처럼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공간적으로 군사도시로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모스크바와 달리 척박한 기후로 목재 대신 석재를 사용한 것 역시 이 도시의 강인한 인상을 한층 더 강화시켜주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