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파 사로잡고 지지율 상승하는 세르지우 모루 전 장관, 보우소나루 따돌릴 수 있을까
룰라-보우소나루-모루의 3파전

[월드투데이 전유진 기자] 내년 10월 대선을 앞둔 브라질에서 새롭게 유력주자가 떠오르고 있다. 현 대통령인 보우소나루와 전 대통령인 룰라의 양강 대결로 좁혀지던 중 중도성향의 모루 전 장관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세르지우 모루 전 장관/AFP,연합뉴스]
[사진=세르지우 모루 전 장관/AFP,연합뉴스]

◆ 모루 전 장관은 누구?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부 장관은 연방판사 시절 권력형 부패 수사를 이끌며 명성을 얻었다. 모루 전 장관이 변수로 이야기되는 이유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중도 성향 정당들이 그에게 관심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일 그가 정계 진출을 선언하며 모루 전 장관은 중도우파 정당 포데무스(Podemos) 입당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모루 전 장관은 중도파들의 민심을 잡기 위해 발 바쁘게 뛰어다녔다.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사임한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전 보건장관 등 중도 진영 인사들을 만나고, 자유브라질운동(MBL) 등 시민단체와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세르지우 모루 전 장관/EP,연합뉴스]
[사진=세르지우 모루 전 장관/EP,연합뉴스]

2019년 초 출범한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맡았던 모루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방경찰의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하자 반발하며 지난해 4월 사임했다. 이후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혀온 모루 전 장관은 부패 수사 당시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검찰과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 풍전등화의 양강구도

현재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보가 불안하여 보우소나루 대신 모루로 대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보우소나루 대통령/EP,연합뉴스]
[사진=보우소나루 대통령/EP,연합뉴스]

보우소나루의 지지율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29일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아틀라스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19%에 달한다. 20%를 밑돈 것은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60%, 보통이라는 답변은 20%였다.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65%, 긍정적29%으로 높은 거부감을 보였다.

중도 정당 지도부는 이르면 내년 2월 이전에 모루 전 장관의 지지율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앞서는 극적인 판도 변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루 전 장관이 지난달 중도정당에 입당한 뒤 공식 행사 참석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자신의 장점을 살려 '반부패 법원' 설치를 제의하는 등 의제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저조한 경제 실적과 사회적 위기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에 근거한 것이다.

[사진=룰라 전 대통령/EP,연합뉴스]
[사진=룰라 전 대통령/EP,연합뉴스]

한편, 룰라 전 대통령은 부동의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브라질 대선은 내년 10월에 1차 대선이 예정되어 있고, 만약 2차를 치르게 된다면 12월에 실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는 후보자가 있다면 바로 당선되지만, 과반득표자가 없을 때는 득표율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치른다. 2차 투표는 결선투표로 이 투표에서 우위를 점한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다. 브라질 대통령은 4년 임기이며, 두 번까지 연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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