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1년, 시민 침묵으로 정권과 싸우다
미얀마 정부, 시민 sns 사용 금지시키는 사이버 보안법 제정 추진
[월드투데이 이하경 기자] 오는 2월 1일 오전 10시 미얀마 현지에서는 '침묵 파업'이 시작된다.
다음달 1일은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 주도로 정권 찬탈을 위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군부의 잔혹한 통치와 현지 상황
![사진= 친주에서 희생된 민간인 10명의 명복을 기리며 사람들이 꽃을 바친 모습, 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458_215322_5728.jpg)
쿠데타 발생 이후 미얀마 시민들은 각지에서 비폭력 민주화 운동을 이어갔지만, 물대포에 이어 최루탄·고무탄에 실탄까지 발포하는 군부의 잔혹한 시위 진압으로 많은 시민들이 희생됐다.
지난해 3월 3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는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38명이 숨지는 '피의 수요일' 사건이 일어났고, 같은 달 27일 44개의 도시에서 최소 114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4월 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안보리 회원국들은 급속한 상황 악화에 깊은 우려를 표현하고 평화적 시위대를 겨냥한 폭력과 여성, 어린아이를 포함한 민간인 수백명의 죽음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나 군부의 움직임에는 아무런 타격이 없는 '맹탕 성명'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같은 달 24일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인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4개의 항을 합의했다. 이들은 ▲ 미얀마의 즉각적 폭력 중단과 모든 당사자의 자제 ▲ 국민을 위한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건설적 대화 ▲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의 특사 형식 대화 중재 ▲ 인도적 지원 제공 ▲ 특사와 대표단의 미얀마 방문의 5가지 항을 채택하였다. 이들은 폭력 중단에는 뜻을 모았지만 정치범 석방은 채택되지 못했다.
![[사진= 아웅 산 수치, 연합뉴스 ]](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458_215324_5917.jpg)
정치범 석방은 미얀마 군부가 가장 우려하는 요소로, 미얀마 독립운동의 지도자 아웅 산 수치가 속한 곳이다. 수치 고문은 쿠데타가 발생한 작년 2월 1일 군부에 의해 구금된 이후 현재까지도 구금된 상황이다. 자유아시아방송(REA)과 외신은 지난 14일 군정이 수치 고문에게 5개의 부패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다고 소식통을 통해 전했다.
군부가 낸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수치 고문은 최장 16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쿠데타 1년, 침묵 시위 예고
![[사진= 침묵 시위 장면,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458_215325_437.jpg)
국민통합정부(NUG)와 시민불복종항쟁 측은 쿠데타 1년이 되는 오는 2월 1일 총과 칼이 아니라, 침묵으로 군부대에 대항하는 대규모 '침묵 시위'를 벌인다고 예고했다. 특히 가게를 운영하는 시민들은 문을 닫고 영업 행위를 하지 않는다. 군정은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반 태러법을 적용하겠다고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현재 미얀마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독재 시위'의 일부이다. 국민들은 군부정권에 따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시민불복종항쟁(CDM)'을 벌이고 있다. 시민불복종항쟁은 '반독재 시위'뿐 아니라 출근·등교를 하지 않거나 가게를 영업하지 않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얀마 다웨이주 시위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위를 진행할 것이고, 그 사이 모든 일상을 잠시 멈추는 '침묵 파업'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이 시간 동안 출근도, 장사도, 외출도 하지 않는다.
시민들의 침묵 파업 선언에 군인·경찰들이 가게를 찾아가 '계속 영업'을 경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일 한국미얀마연대, 경남이주민센터, 경남미얀마교인회는 미얀마 현지에서 받은 자료와 사진을 통해 '침묵시위 예정'과 군경의 '경고' 소식을 전했다.
다닌디리 주에서는 지난 27일 군경이 침묵시위를 벌이면 안된다며 시민들을 위협했는 소식이 전해졌다. 군경은 "2월 1일에도 가게들이 쉬지 말고 계속 영업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영업을 계속 하지 못 하게 할 것"이라고 위협을 하고 있다.
미얀마 현지 상황, 끊임없는 통제
시민들은 군정 통치가 이루어진 1년 동안 심각한 물가 상승으로 하루에 한 끼를 먹는 것도 힘들 정도이며, 전기도 거의 되지 않는다고 현지의 상황을 전했다. 또한 언론과 표현의 자유도 정부의 통제 아래 사라진지 오래다.
정부는 시민들의 SNS 접속을 차단한 정부는 최근 사이버보안법을 추진해 우회 접속을 강력하게 막겠다고 나서고 있다.
지난 25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금지된 페이스북 등에 접속하는 경우, 징역형 선고를 가능하게 하는 사이버보안법 제정을 추진중이다.
![[사진= 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458_215320_5626.jpg)
군정 통신부는 각 부처는 물론 은행, 통신 및 인터넷 사업자 등에게 법안이 첨부된 공문서를 보내서 오는 28일까지 의견을 회송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신부는 이 법령이 시행돼야 한다는 결론을 이미 내렸음을 해당 서한에서 언급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얀마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VPN을 통해 SNS 차단 조치를 피하며, 탄아벵 대한 정보를 얻고 시위 등을 계획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이뤄졌다. SNS에서는 각종 반군부 활동과 관련된 정보가 유통된 것은 물론, 반군부 저항 단체들을 위한 모금 활동도 진행돼왔다.
앞서 군정은 지난해 12월 이동통신 데이터에 부과되는 세금을 두 배로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주의 민족동맹 소속 네이 폰 랏 전 의원은 "VPN 사용자에게 형을 선고하겠다는 것은 미얀마 전체를 감옥에 가두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침묵 시위 장면,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458_215328_637.jpg)
한국 미얀마연대 등 단체는 미얀마 곳곳에서 군부와 무장저항세력 사이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미얀마연대(대표 이승철) 등 단체는 "군부는 공습, 학살, 방화 등의 잔인한 수법을 선보이며 저항 운동을 탄압하고 있다"며 "태국에 본부를 둔 미얀마 민주화 단체가 발행하는 온라인 매체 '이라와디'는 미얀마 정부가 쿠데타 뒤 지난해 3월 이후 최근까지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카야, 친, 카친, 카렌, 샨주 등에 30차례 이상 공습을 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미얀마와 소통하며 현지 상황을 파악해오고 있는 이승철 대표는 "미얀마 국민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군부에 저항하고 있다. 출근이나 등교를 하지 않기도 하고, 가게를 하는 사람들은 영업을 하지 않아 경제활동을 중단하는 이른바 '침묵 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침묵시위는 같은 시간대에 도시에 진행되는 단체 행동이고, 시민불복종항쟁이 1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며 "시민들의 저항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군부가 침묵 시위를 막기 위해 경고하고 나선 것 같다"며 "특히 영업행위 중단은 개인의 자유인데 그것까지 막을 수 없을 것이고, 침묵시위를 막는다는 게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