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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도 정신질환이 될 수 있다?
물질의 풍요 속 정신의 빈곤

[월드투데이 이하경 기자]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람의 자기애성 성격장애' 뮌하우젠 증후군. 오늘은 뮌하우젠 증후군의 정의와 유래에 대해 정리해본다.
정의
뮌하우젠 증후군이란 정신질환의 일종이다. 실제로는 신체적인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관심을 끌기 위해서 질병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자해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신체적인 징후나 증상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 관심과 동정을 이끌어낸다. 증상이 심해지면, 메슥거림이나 구토를 동반한 복통, 피가 섞인 가래를 뱉기도 하며 기억상실이나 환각 등의 정신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
■ 꾀병과의 차이?
이들은 꾀병과는 다르다. 꾀병과 뮌하우젠 증후군 모두 의도적으로 증상을 만든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꾀병은 자기의 처한 환경에서 어떤 이득을 얻으려는 목적이 뚜렷하다.
반면 뮌하우젠 증후군은 어떤 목적 달성 같은 의도보다는 자기내부의 심리적 갈등의 하나의 산물이라고 여겨진다. 환자는 증상과 증후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지만, 그런 행동의 동기는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다.
■ 사례
가정주부 A시는 어깨와 손목, 무릎 관절의 통증을 호소하며 현재까지 정형외과에서 13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수술 결과에 만족스러워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수술을 하고 나면 매번 다른 방식의 추가 수술을 요구하기 일쑤였다. 더욱이 그녀는 병원에서 시행한 검사 결과보다 더 심한 관절 통증을 반복적으로 호소하기도 하였다.
전략

보통 뮌하우젠 환자들은 다음의 3가지 전략을 사용한다.
첫째, 질병을 의심할만한 증상을 호소하거나 보고한다. 둘째, 병에 대한 가짜 증거를 만든다. 셋째, 의도적으로 증상을 만든다.
그 외에도 우울, 망상, 환청을 호소하고 이상행동을 하면서 마치 정신병처럼 보인다. 다수에서 정서장애가 보고되며 사회기능이 좋지 않아 인격장애가 많다.
유래

미국의 정신과 의사 리처드 애셔가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의 주인공 뮌하우젠의 이름을 따서 1951년 사용하기 시작하며 보편화되었다.
폰 뮌하우젠은 1720년 독일에서 태어난 남작으로 농담을 잘하고 유쾌한 성격을 가진 귀족이었다. 그는 터키와 러시아 전쟁에 참전하고 1760년 퇴역, 하노버에 정착했다.
뮌하우젠은 하노버에서 군인, 사냥꾼, 스포츠맨으로서 자기가 했던 일들을 거짓으로 꾸며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는데 나중에 그 이야기들이 각색되어 1793년 '뮌하우젠 남작의 모험'이라는 책이 나오게 된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동화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의 실제 주인공인 폰 뮌하우젠(Baron Karl Friedrich Munchausen) 남작 이름에서 따온 질환이다.
뮌하우젠 남작은 18세기 독일의 군인이자 관료였는데,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 가짜를 사실처럼 과장하거나 믿음이 가지 않는 말과 행동을 꾸며대는 허풍쟁이였다.
■ 사례
이야기는 뮌하우젠 남작이 한겨울에 러시아 여행을 하던 중 눈으로 뒤덮인 곳을 달리다 삐죽 솟아 나온 쇠붙이에 말고삐를 묶어두었는데 잠에서 깨어 보니 눈이 녹아 말이 교회 첨탑 꼭대기에 매달려 있었다는 식이다.
그러나 사실 뮌하우젠 남작의 모험의 실제 모델인 뮌히하우젠 남작은 뮌하우젠 증후군 환자가 아니었다고 한다.
발병원인

주로 어린 시절 과보호로 인해 자립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황회피를 위해, 또는 어린 시절의 정신적인 상처로 타인의 관심을 끄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남자에게 그리고 청소년기-성인기 초반에 더 나타난다. 아픈 척을 하는 것이 증상이니만큼 진단도 까다로운 편이다.
뮌하우젠 증후군 환자들은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배척을 당했던 과거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과거 심한 병이나 박탈을 겪었고, 누군가에게 과한 돌봄을 받아 회복했던 경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많은 환자가 경계형 인격장애의 특징인 정체성의 빈약과 자아상의 장애를 가지고 있다. 주위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우도 있다. 꾀병을 통해 경제적인 이득이나 법적인 책임 회피, 휴식 등에 외적인 이득이 분명하지 않을 때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진단한다.
특징적으로는 의료 관련 지식이 풍부한 모습을 보이며, 약의 처방 및 효능도 신기하게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아픈 모습을 보이는게 목적이기 때문에, 폐혈성 쇼크에 걸렸던 경험을 자세히 적는 등 실제로는 불가능한 말들을 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역동적으로 이 병은 무관심한 부모로부터 정서 박탈을 경험하고, 병을 만들어 내어 의료진으로부터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려는 무의식적 동기가 있다고 한다.
발병은 성인기 초기에 흔히 발병하고 남자가 흔하다. 진단은 매우 어렵다. 과거 병력을 잘 수집해 확인 해보고 이들의 병이나 증상이 의학적 사실과 유사한지, 특정 약이나 치료, 수술 등을 요구했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인터넷 뮌하우젠 증후군

환자 역할을 하며 의사를 찾아다니는 부류를 전통적 의미의 뮌하우젠 증후군이라고 한다면, 이 부류는 인터넷상에서 환자 역할을 하며 일반인들을 찾아다닌다.
일반인은 대개 의사에 비해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만큼 증상을 간파하기도 어렵고,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으니 어찌 보면 이들에게는 최적의 선택이다.
하지만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이들은 자신의 과거력을 숨기며 가족이나 친지 등 자신의 주변인들과 접촉을 교묘하게 차단한다. 만날 때도 가급적 두 사람끼리만 만나려고 한다.
실제 미국에서 자신이 백혈병에 걸린 10대 여자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블로그를 운영해, 막대한 기부금을 얻었으나 알보고니 블로그의 주인이 40대 주부였음이 판명, 사기죄로 고소까지 당한다.
그러나 법정에서 환자를 조사한 결과 금전적인 목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관심을 얻기 위한 뮌하우젠 증후군의 행동을 보였고, 기부금은 일종의 부수익과 같은 상황임이 드러났다.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

뮌하우젠 증후군이 자기 자신이 아픈 척을 해서 관심을 끌려는 경우라면, 이 경우는 자신이 누군가 아픈 사람을 극진히 간호하는 모습을 보여 타인의 관심과 칭찬을 얻으려는 유형의 정신질환이다.
아이가 아프다며 소아과를 들락거리는 어머니, 애완동물이 아프다며 동물병원을 찾는 주인 등의 유형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간호 대상이 특별히 질환이 없는데도 자꾸만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경우지만, 심할 경우 자신이 '간호해야 하는 대상'을 실제로 아프게 만들어 극진히 간호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많은 경우 갖어폭력으로 이어지는 무서운 정신질환이다.
■ 사례
2014년 실제로, 미국에선 소금으로 5살 된 자기 아들을 살해한 20대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아들이 태어났을 당시부터 아이가 음식물을 제대로 삼키지 못한다고 의사를 속여 아이의 몸에 영양공급 관을 주입하였다. 이후 그 관에 지속적으로 소금을 넣어 아들을 일부러 아프게 했고, 자신이 아들을 간호하는 모습을 sns에 올려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결국 아들이 사망하게 되었고, 이 여성은 아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검색하는 모습이 병실 CCTV에 찍혔는데 그 검색어가 '소금 살인'이었다. 이후 그녀의 만행이 밝혀지며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사회적 뮌하우젠 증후군

미국의 경영 전문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의하면 사회적 뮌하우젠 증후군을 특히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사회적 뮌하우젠 증후군 환자는 다음과 같이 행동한다.
어떤 사람이 다른 팀원들을 이간질하거나 갈등을 조장한다. 그리고 이후 그 사람이 해결사로 나서는 척한다. 이 사실을 모르는 상사나 동료들은 그 사람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결국 조직의 사기 저하, 결속력 약화, 생산성 저하로 인해 조직은 죽어간다.
이처럼 한 조직을 결국 파괴시키는 사회적 뮌하우젠 증후군을 예방을 위해서는 조직 안에서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뮌하우젠 VS 리플리 증후군?
뮌하우젠 증후군과 유사하게 보이는 것이 '리플리 증후군'이다.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리플리 증후군은 '리플리 병' 또는 '리플리 효과'라고도 불린다.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고 믿고 상습적으로 거짓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한다.
리플리 증후군 환자의 거짓말이 일반적인 거짓말과 다른 점은 거짓을 '진짜로 믿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남의 신분으로 위장했을 때 들킬까 불안해 하지만, 리플리 증후군 환자는 자신이 가장 믿는 신분일 때 행복해한다.
리플리 증후군 환자는 특정 영역에 대해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말을 완전히 믿는다. 따라서, 반대되는 근거를 대거나 거짓말을 밝히기 위해 공격을 해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거짓말이 탄로나도 타인의 오해라고 여기며 거짓을 인정하지 않는다.
리플리 증후군이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해 허구의 세계를 상상하고 믿으며 자신이 상상한 세계를 계속 믿기 위해 거짓말을 반복한다. 그에 비해 뮌하우젠 증후군은 타인의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아픈 척하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부풀린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부모 혹은 타인으로부터 사랑받으려는 욕구가 원인이 된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타인의 관심을 목표로 한다면, 리플리 증후군은 자기 만족을 위한 행동이라는 것에도 차이가 있다.
치료
![[사진= pixabay]](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5/401635_202480_3331.jpg)
뮌하우젠 증후군 환자는 의사가 자신의 증상을 의심하는 순간 거짓을 들키지 않기 위해 다른 병원으로 옮긴다. 이것을 의사, 병원 쇼핑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뮌하우젠 증후군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가 어려우며, 나중에야 뮌하우젠 증후군이 확인이 된다.
이런 형태가 관찰되다보니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진단되더라도, 이와 관련된 질환적 치료는 어렵다. 이 질환의 특징이 기본적으로 증상으로 속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는 환자와 편안하고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불필요한 치료나 검사를 받지 않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오늘 알아본 뮌하우젠 증후군과 리플리 증후군 외에도 현대 사회는 다양한 신경증적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매년 상승하는 우울감과 자살률은 기술의 발달 이면에 감춰진 '물질적 풍요속 정신의 빈곤'이라는 우리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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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심잡 5] 타고난 거짓말쟁이? '뮌하우젠 증후군(Munchhausen 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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